[영남시사투데이 삼봉칼럼] 대구 동구 혁신도시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업무시설 중심의 도시에서 벗어나 주민들이 실제로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정주도시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말이면 상대적으로 침체되는 상권과 가족 단위 주민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문화·휴식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녹색공간과 관광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도시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동구의 심장이 될 제2수목원
이러한 가운데 대구 제2수목원 조성사업이 혁신도시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동구의 관광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수목원이 옛 쓰레기매립장을 연간 200만 명이 찾는 도시재생의 상징으로 탈바꿈시켰듯, 제2수목원 역시 동구를 대표하는 녹색 랜드마크로 성장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제2수목원이 다른 수목원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순히 '나무가 많은 공원'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동구를 비롯해 수성구와 경산시, 영천시, 하양읍 등 인근 지역에서 접근할 수 있는 광역적인 배후수요와 교통 접근성을 갖춘 데다, 바로 곁에 신세계사이먼아울렛이라는 강력한 집객 시설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역 수목원이 갖지 못한 확장성을 지니고 있다.
제2수목원을 축으로 주변 자원을 어떻게 엮어내느냐에 따라, 이 사업은 단순한 녹지 조성을 넘어 동구 전체의 판도를 바꾸는 성장엔진이 될 수 있다.
제2수목원, 아울렛의 발길을 지역으로 돌려세우다
그 확장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신세계사이먼아울렛과의 관계다. 신세계사이먼아울렛은 이미 대구·경북은 물론 수도권과 영남 전역에서 연간 수백만 명의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광역 쇼핑관광 거점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울렛은 '쇼핑을 마치면 곧바로 떠나는 곳'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방문객들이 아울렛에서 소비를 마친 뒤 인근 동구 지역으로 흘러들지 않고 곧장 고속도로를 타고 빠져나가면서, 정작 지역경제에는 온기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제2수목원은 바로 이 지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울렛에서 쇼핑을 마친 방문객이 차로 단 몇 분 거리의 제2수목원으로 이동해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기고, 다시 주변 관광자원으로 발길을 옮기는 동선이 만들어진다면 아울렛의 압도적인 집객력은 비로소 동구 지역경제로 흘러드는 물줄기가 된다.
즉 신세계사이먼아울렛이 사람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면, 제2수목원은 그 사람들을 동구 안에 '붙잡아 두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두 축이 맞물릴 때 동구는 쇼핑과 자연, 체류형 관광이 공존하는 대구 동부권 최대의 관광거점으로 도약할 잠재력을 갖추게 된다.
제2수목원에서 뻗어나가는 골목의 이야기: 반야월전통시장·안심연꽃단지·구반야월역
제2수목원이 진짜 힘을 발휘하려면 수목원 하나만으로는 부족하다. 제2수목원을 중심으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산책과 나들이 동선이 그 지역만이 가진 고유한 이야기와 정취로 채워져야 비로소 방문객의 발길이 오래 머문다. 그런 점에서 제2수목원에서 걸어서 닿을 수 있는 반야월전통시장, 안심연꽃단지, 구반야월역은 이 관광벨트의 살아 있는 심장부라 할 만하다.
반야월전통시장은 수십 년째 그 자리를 지켜온 사람 냄새 나는 골목시장이다. 좁은 골목 사이로 늘어선 정육점과 반찬가게, 오래된 국수집의 뽀얀 국물 냄새가 뒤섞이는 이곳은 대형 쇼핑몰이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정겨움을 간직하고 있다.
아울렛에서 세련된 쇼핑을 즐긴 방문객이 반야월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듯한 정서적 반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낙차야말로 동구 관광벨트가 지닌 가장 강력한 매력이 될 수 있다.
안심연꽃단지는 여름이면 금호강변을 따라 분홍빛 연꽃이 광활하게 펼쳐지는 숨은 절경이다.
이른 아침 물안개 사이로 피어나는 연꽃 군락은 도심 한복판에서 만나기 힘든 비현실적인 풍경을 선사한다.
아직 대구 시민들에게조차 낯선 이 비경이 제2수목원과 이어지는 산책 동선 위에 놓인다면, 안심연꽃단지는 SNS를 타고 전국적으로 회자될 만한 대구 동부권의 새로운 포토스팟으로 떠오를 수 있다.
구반야월역은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지만, 그 자체로 시간이 멈춘 근대문화유산이다. 낡은 플랫폼과 철길의 흔적은 옛 대구선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방문객을 맞이한다.
폐선 부지를 활용한 감성 산책로나 전시공간으로 재탄생한다면, 구반야월역은 쇼핑과 자연 사이에 놓인 이색적인 문화 쉼표로 기능하며 관광객의 체류시간을 늘리는 숨은 카드가 될 것이다.
제2수목원을 중심으로 완성되는 하나의 동선
결국 그림은 명확하다. 동구 관광벨트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제2수목원이다. 신세계사이먼아울렛에서 몰려든 방문객이 제2수목원의 녹음 속에서 먼저 여유를 되찾고, 그 발걸음이 다시 안심연꽃단지의 비현실적인 풍경 앞에서 탄성을 자아내며, 반야월전통시장의 정겨운 골목에서 배를 채우고, 구반야월역의 옛 정취 속에서 여운을 남기는 것. 이 모든 동선의 중심에 제2수목원이 놓일 때, 동구는 쇼핑·자연·전통·역사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대구 동부권의 대표 관광벨트로 재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숲 치유와 생태교육, 가족 체험 프로그램, 계절별 테마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더한다면 제2수목원은 단순한 녹지공간을 넘어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휴식 공간이자 대구 동부권을 대표하는 관광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속도가 곧 경쟁력이다
다만 사업 추진 속도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우려도 적지 않다. 주민들이 오랫동안 제2수목원 조성을 기다려온 가운데 토지 보상과 실시계획 등 핵심 행정절차가 지연되면서 사업이 언제 본격적으로 추진될지에 대한 불안과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세계사이먼아울렛이라는 강력한 집객 자산을 이미 손에 쥐고도 이를 지역경제로 연결하는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그 기회비용은 고스란히 동구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제는 지연된 행정절차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주민들에게 사업 진행 상황과 향후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현장 중심의 행정과 책임 있는 리더십을 통해 주민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단계적 추진, 그리고 장기적 비전
제2수목원 조성사업은 단계적인 추진 전략도 필요하다. 우선 주민과 행정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토지 보상과 행정절차를 원활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첫 단계다. 이후 핵심 식물원과 사계절 테마정원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조성하고, 신세계사이먼아울렛과 반야월전통시장, 안심연꽃단지, 구반야월역, 금호강, 혁신도시를 제2수목원과 하나로 잇는 동부권 관광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대구 동부권을 넘어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친환경 힐링·생태관광 명소로 발전시키는 장기적인 비전도 필요하다.
제2수목원이 조성되면 혁신도시 주민들에게는 일상의 휴식공간이 되고, 아이들에게는 생태교육의 장이 될 수 있다. 아울렛을 찾은 외부 방문객에게는 새로운 체류형 관광지가 되고, 반야월시장 상인들에게는 새로운 소비 수요를 창출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사업의 조속한 추진과 과감한 결단이다. 제2수목원의 자연을 중심에 두고 신세계사이먼아울렛의 집객력, 반야월전통시장의 정취, 안심연꽃단지의 비경, 구반야월역의 추억을 하나로 엮어낸다면 동구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도시에서 시민들이 찾아오고 머물며 다시 찾는 도시로 변화할 수 있다.
대구의 관문을 넘어 새로운 동구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은 제2수목원의 조기 착공에서 시작될 수 있다.
제2수목원의 첫 삽이 혁신도시의 숨통을 틔우고 동구의 관광 지도를 바꾸며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이제는 속도감 있는 행정과 적극적인 실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