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선은 끝이 아니다… 시민은 이제 4년의 답안을 기다린다

“당선증은 권력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 주민들이 지켜보는 진짜 정치의 시간

“유비가 끝까지 지킨 명분, 당선인들은 초심과 공약으로 증명해야”

6·3 지방선거 당선인이 수많은 취재진의 마이크와 환호하는 시민들 앞에서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라고 힘차게 연설하고 있다. 하지만 그 화려한 조명 뒤 대형 스크린에는, 저잣거리 한구석에서 백성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짚신을 삼던 삼국지 유비의 소박한 묵화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비치고 있다. 자료=AI 생성 이미지

[영남시시투데이/발행인 삼봉칼럼] 6·3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거리마다 펄럭이던 선거 현수막은 사라지고, 연일 골목을 누비던 유세 차량의 확성기 소리도 멈췄다.

 

후보들은 승자와 패자로 갈렸고, 당선인들은 주민들의 선택을 받아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그러나 선거가 끝났다고 정치가 끝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선거는 정치인의 출발점일 뿐이며, 시민들의 평가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당선증은 승리의 상장이 아니라 주민들이 맡긴 책임의 계약서다. 앞으로의 4년은 권력을 누리는 시간이 아니라 주민들에게 약속한 미래를 증명하는 시간이다.

 

선거 기간 동안 후보들은 주민들에게 수많은 약속을 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했고, 무너진 골목상권을 되살리겠다고 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으며, 어르신과 사회적 약자를 더욱 세심하게 보살피겠다고 다짐했다.

 

주민들은 그 약속을 믿고 한 표를 행사했다. 한 장의 투표용지에는 지역에 대한 기대와 희망,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동시에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다. 선거 때는 주민 곁을 지키겠다던 정치인이 당선 후에는 보이지 않았던 일, 민생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던 사람이 어느 순간 정치적 셈법에 몰두했던 일, 주민의 목소리보다 권력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던 일들을 시민들은 이미 수없이 경험했다.

 

그래서 이번 선거가 끝난 뒤에도 많은 시민들은 이번에는 정말 다를까라는 같은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정치에 대한 냉소가 아니다. 오히려 마지막 기대에 가깝다.

 

역사는 정치인에게 명분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이야기해 왔다. 중국 고전 삼국지 속 유비는 처음부터 강력한 권력자도, 압도적인 군주도 아니었다. 그는 평범한 백성 출신이었지만 누구보다백성을 위한 정치라는 명분을 중요하게 여겼다


조조의 대군에 쫓기던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유비는 자신을 따르던 백성들을 버리지 않았다. 전술적으로는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그는 권력보다 사람을 선택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이 유비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황제였기 때문이 아니다. 끝까지 명분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정치 역시 다르지 않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화려한 수사가 아니다. 사진 한 장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정도 아니다.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약속한 공약이 실제 삶 속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도로 하나가 제대로 놓이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며, 어르신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가 확대되는 것, 그리하여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던 문제가 해결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의 존재 이유다.

 

특히 지방정치는 주민들의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은 주민들이 매일 오가는 시장과 골목, 생활 현장에서 직접 마주치는 사람들이다


그만큼 주민들은 누구보다 냉정하게 평가한다. 당선인들에게 주어진 4년은 결코 길지 않다. 권력의 달콤함에 취하기에는 너무 짧고, 지역 발전의 성과를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주민들은 더 이상 말만 하는 정치를 원하지 않는다. 결과를 만드는 정치를 원한다.

 

공자는 "정치는 바름이다(政者正也)"라고 말했다. 정치가 바로 서야 공동체가 바로 설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민주정치의 본질을 정의했다


시대와 국가는 달라도 정치가 지켜야 할 원칙은 같다. 정치는 시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선택받은 당선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하지만 진정한 성공은 당선된 오늘이 아니라 임기 마지막 날 결정된다


주민들로부터 "정말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평가를 받을 때 비로소 성공한 정치인이 될 수 있다반대로 초심을 잃고 권력에 취한다면 시민들은 반드시 기억할 것이다.

 

배지는 언젠가 내려놓게 된다. 직함도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그러나 주민을 위해 흘린 땀과 남긴 업적은 오래도록 지역의 역사에 남는다.


 4년 뒤 시민들은 공약 이행률로 평가할 것이고, 남겨진 성과로 평가할 것이며, 무엇보다 주민 곁에 얼마나 가까이 있었는지로 평가할 것이다.

 

선거는 끝났다. 그러나 시민을 향한 진짜 정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이다. 당선인들이 선거 첫날 품었던 초심과 마지막 날까지 지켜낼 책임감으로 지역의 미래를 바꿔주기를 기대한다


시민들은 박수를 보낼 준비도 되어 있고, 냉정하게 평가할 준비도 되어 있다. 이제 답해야 할 사람은 당선인들이다.

작성 2026.06.04 09:36 수정 2026.06.0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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